“페이스북서 보는데 동창모임 필요해?”… 행사 취소에 美이벤트社 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1일 03시 00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앱토스 고교 2001년 졸업생 에밀리 슈머 씨는 지난달 동창회 10주년 모임을 추진했지만 모임 티켓이 제대로 팔리지 않아 미뤘다. 슈머 씨는 “모두 페이스북 때문”이라며 “동창생들은 이미 친구들이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고 있어서 모임에 참석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옌 씨는 플레전턴 소재 아마도르밸리 고교 15주년 동창모임을 주관하려고 하다가 포기했다. 이벤트 대행업체에 맡겼는데 행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19일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들이 미국 내 동창회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며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동창생들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비공식 모임도 자주 함에 따라 공식 동창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미국 내 전통적인 동창회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에는 보통 가장 활발하게 모임이 이뤄졌던 졸업 10주년 모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졸업한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생활’이 본격화됐기 때문.

동창회 전문대행사인 ‘그레이트 리유니온’의 래리 웹 씨는 “최근 동창회대행사협회 회원수가 45개사에서 15개사로 줄어드는 등 이벤트 대행사들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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