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 시장이 “현재와 같은 실업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아랍권과 유럽을 휩쓴 청년폭동 사태가 미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에서는 대졸 실직자들을 중심으로 수백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월가의 부패와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나흘째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달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 세계) 많은 대졸 청년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카이로와 마드리드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며 “이런 사태가 미국에서 일어나길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현재 행복하지 않으며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화가 나 있다”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세대가 받은 타격은 여러 해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시장의 경고가 나온 다음 날인 17일부터 뉴욕 월가에 모인 젊은 시위대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을 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모였다”며 “뉴욕에서도 이집트 같은 시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실제 시위에 모인 700여 명의 젊은이 중 상당수는 침낭과 짐 가방을 준비해와 장기 노숙형 시위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위무풍지대’였던 미국에서는 사회적 불만을 집단행동에 옮길 수 있는 조직력이 부족했지만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실직에 좌절한 대졸 청년들이 대규모로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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