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기근으로 허덕이는 소말리아 청소년에게 퀴즈대회 상품은 밥이 아닌 무기였다. 소말리아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국 ‘안달루스 라디오’가 꾸란 암송 및 퀴즈 대회에서 입상한 소년들에게 부상으로 소총과 상금, 수류탄 등을 줬다고 영국 BBC가 20일 보도했다.
안달루스 라디오는 8월 라마단 기간에 퀴즈대회를 열었다. 우승한 10∼17세 소년들에게 이 방송국은 AK-47 소총 1정과 700달러(약 80만 원)가량의 상금을 줬다. 2등에게도 AK-47 소총 1정과 상금 500달러(약 57만 원), 3등에게는 수류탄 2발과 400달러(약 46만 원)가 각각 지급됐다.
알샤바브 고위 관리인 무크타르 로보우는 시상식에서 “청소년들은 이슬람을 사수하기 위해 한 손엔 책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총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방송국의 꾸란 암송 및 퀴즈 대회는 올해로 3번째인데 첫 회와 2회 우승자도 로켓 추진 수류탄 발사기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소말리아 남부와 중심부 지역을 장악한 알샤바브는 국제 구호기관들이 가뭄이나 기근 피해 규모를 부풀리고 정치적 의도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구호기관의 가뭄지역 접근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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