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공격 테러단체 하카니… 파키스탄 정보부의 실질적 조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4일 03시 00분


멀린 美합참의장 의회 증언
파 “비난 계속땐 대가 치를것”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은 22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파키스탄 테러단체) 하카니는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실질적 조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ISI의 지원하에 하카니는 우리 대사관에 대한 공격이나 다름없는 차량폭탄테러를 계획 집행했다”면서 “6월 13일 카불 호텔 테러와 그 외 여러 공격의 배후에 ISI가 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ISI를 대놓고 미국의 실질적 ‘적’으로 규정한 것이다.

미 상원도 21일 파키스탄이 하카니 소탕에 적극 나서지 않는 데 대한 보복으로 내년도 경제예산안 중 파키스탄에 대한 경제 원조액을 공란으로 남겨뒀다. 파키스탄이 하는 것을 봐가며 행정부가 지원액을 결정하라는 것이다. 군사원조로 책정된 10억 달러 역시 행정부가 파키스탄의 협조 여부에 따라 집행하도록 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파키스탄에 200억 달러를 원조했다.

지금까지 동맹관계를 유지해주던 든든한 끈인 원조가 삭감되고 미국의 직접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파키스탄도 직설적인 경고로 맞받아쳤다. 히나 라바니 카르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23일 “미국은 파키스탄과 국민을 소원하게 할 여유가 없다”며 “계속 그렇게 나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지난주 미국과 새 군사협정을 맺고 자국에 주둔하던 미군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양국 간의 갈등은 5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지속적으로 고조돼 왔다. 파키스탄은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다시 집권하기를 바란다. 현 아프간 정부는 인도와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를 끊으면 파키스탄으로서도 더는 탈레반과 싸우지 않아도 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2일 파키스탄 남부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3000만 위안(약 55억8000만 원)의 긴급 지원을 한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은 빈라덴 사살 작전 때 추락한 미군의 스텔스 헬리콥터 잔해를 중국에 넘겨줬고 이에 중국은 최근 차세대 전투기를 파키스탄에 넘겨주기로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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