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출생지인 사우디아라비아 서남부의 ‘신성한 도시’ 메카에 개발바람이 몰아치면서 메카의 유적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4일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메카를 초고층빌딩, 쇼핑몰, 고급 호텔 등이 들어선 ‘현대식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의 무슬림 사원인 알마스지드 알하람은 이달 초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승인을 받아 확장 공사가 시작됐다. 사원 북쪽에는 압둘라 국왕의 이름을 딴 정문과 두 개의 첨탑이 새로 들어선다. 중앙의 신전을 둘러싸고 순례자들이 도는 구역이 넓어지며 사원 전역에는 냉방시설이 설치된다. 사원 주변에는 5성급 호텔 26곳(총 객실 1만3000개)이 들어선다.
앞서 올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계탑인 601m 높이의 메카 로열 클록 타워가 완공됐고 다른 성지들을 연결하는 모노레일도 깔았다.
알하람 사원의 넓이는 현재 35만6000m²에서 40만 m²로 확장되며 수용 인원도 77만 명에서 120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사우디 정부는 현재 매년 이곳을 찾는 1200만 명의 순례자 수를 2025년까지 1700만 명으로 늘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 건물’로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메카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무함마드는 ‘메카에서 모든 무슬림은 평등하다’고 했는데 이젠 메카가 부자들을 위한 놀이터가 되어 가고 있다”며 “발가벗은 자본주의가 이 도시의 정신적 존재 이유를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고고학자와 역자학자들은 잇단 개발을 “문화적 기물 파손행위”라며 비난한다. 이슬람문화유산재단이 작성 중인 ‘이 공사로 훼손될 위험이 높은 유물 목록’에는 무함마드가 나고 자랐던 알마스지드 알하람 사원 내 가옥을 비롯해 쿠웨이트 전통가옥 양식을 잘 보여주는 알바르드 저택 등이 포함됐다. 고고학자들은 이미 지난 10년간 진행된 개발로 400∼500개의 유물이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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