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자 "일왕 가문 신화는 모두 허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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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대사학자 오야마 세이이치(大山誠一) 주부대(中部大) 교수가 일왕가의 만세일계(萬世一系) 신화는 일본서기를 편찬한 후지와라 후히토(藤原不比等)가 조작한 허구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오야마 교수는 앞서 고대 일본의 이상적인 성인으로 추앙받는 성덕태자(聖德太子)가 허구라고 주장해 주목을 끈 바 있다.

오야마 교수는 동북아역사재단이 30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개최하는 '고대 한일교류와 상호인식'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후지와라 후히토와 일본서기'를 통해 이런 가설을 제기한다.

주최측이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 따르면 일왕 텐무(天武) 이래 정권의 실세로 부상한 후지와라는 후임 일황인 지토(持統)시대에 일왕을 신격화하기 시작했으며 몬무(文武)일왕 때는 왕위가 고천원(高天原)에서 계승했다는 논리를 만들어냈다.

오야마 교수는 여기서 일왕가의 혈통이 단 한 번도 단절된 적이 없이 하나로 이어졌다는 만세일계의 논리가 출현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만세일계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만세일계가 아닌 과거의 역사 역시 날조해야 한다.

오야마 교수는 그런 점에서 특히 645년 6월 왕족(皇族)인 나카노 오오에노(中大兄)와 나카도미노 가마타리(中臣鎌足)가 쿠데타로 당시의 실력자 소가 우마코(蘇我馬子)를 몰아내고 실시했다는 정치개혁인 다이카개신(大化改新)을 새롭게 해석한다.

오야마 교수는 수서(隋書) 왜국전(倭國傳) 기록과 대비할 때 일본서기의 관련 기록은 완전히 날조됐으며, 다이카개신 당시 왜국의 실제 왕은 소가노 우마코였고, 다이카개신 역시 소가 씨가 주도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일본서기에서는 주객이 전도되어 역사가 날조되고 그 개혁을 주도한 이로 성덕태자가 등장한 것은 바로 후지와라가 일본서기를 편찬하면서 역사를 왜곡했기 때문이라고 오야마 교수는 덧붙였다.

오야마 교수는 "가공의 인물인 성덕태자를 창작한 것은 후지와라 후히토와 나가야오(長屋王), 그리고 도자(道慈) 등으로, 후히토는 가마타리의 차남이고 나가야오는 나카노 오오에노의 손자"라면서 이들이 일본서기를 편찬하면서 다이카개신을 둘러싼 역사를 조작했다고 강조했다.

일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재석(한성대)ㆍ김현구(고려대)ㆍ이근우(부경대)ㆍ김은숙(한국교원대) 교수 등이 참석하고 일본에서는 스즈키 히데오(鈴木英夫. 고쿠가쿠인)ㆍ구라모토 가즈히로(倉本一宏.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ㆍ사토 마코토(佐藤信. 도쿄대)ㆍ가토 겐키치(加藤謙吉. 주오대) 교수 등이 발표와 토론자로 나선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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