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명 태운 日 여객기 순간 뒤집힌 채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기장 화장실 다녀올 때 부기장 조종레버 오작동

승객과 승무원 117명을 태운 일본 여객기가 갑자기 고도가 1900m 이상 떨어지면서 기체의 위아래가 뒤집힌 상태로 비행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 50분경 오키나와(沖繩)의 나하(那覇)를 출발해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으로 향하던 전일본항공(ANA)의 계열사인 에어닛폰(ANK) 140편이 30초 동안 1900m를 급강하하는 와중에 기체가 좌측으로 131.7도까지 기울어 거의 뒤집힌 상태로 사실상 배면비행(背面飛行)을 했다.

사고는 부기장이 화장실에 갔다 돌아온 기장에게 조종실 문을 열어주려다 비행기의 방향을 트는 레버를 조종실 문을 여는 레버로 잘못 알고 돌리는 바람에 일어났다. 비행기는 순식간에 왼쪽으로 급히 기울며 제어불능 상태에 빠졌고 비행속도도 제한치(음속 0.82)를 넘어 음속 0.828까지 치솟았다. 비행기가 제한비행 속도를 넘으면 압력을 이기지 못해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고로 여성 승무원 2명만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을 뿐 승객 가운데 부상자는 없었다. 동체가 뒤집어졌다 돌아오는 과정이 순식간에 이뤄져서 안전벨트를 안 맨 승객이나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기장이 천장으로 날아가지는 않았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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