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폭탄 실으려 했던 팬텀 전투기 모형 28일 미국 연방검찰이 테러 계획에 준비된 것이라고 공개한 원격조종 항공기. 1960년대 미 해군 등에서 활약했던 팬텀 전투기 축소 모형으로 소형 승용차보다 조금 작은 크기다. 연방수사국(FBI)은 이 원격조종 항공기에 고성능 플라스틱 폭탄을 실어 국방부와 의사당을 공격하려 했던 미국 국적의 레즈완 페르도스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미국 보스턴 연방검찰청은 28일 플라스틱 폭탄(C-4)을 실은 원격조종 항공기를 이용해 펜타곤(국방부 청사)과 의사당을 폭파하려던 미국 국적의 레즈완 페르도스 씨(26)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페르도스 씨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공격할 수 있도록 알카에다에 물자를 제공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물리학과 졸업생인 페르도스 씨는 이날 보스턴 근교 프레이밍엄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비밀요원들로부터 테러 계획 실행을 위한 폭발물, 수류탄, AK-47 소총 등을 넘겨받다 체포됐다. 함정수사에 걸려든 것.
진술서에 따르면 페로도스 씨는 원격조종 항공기 3대를 이용해 국방부와 의사당을 폭파할 계획이었으며 체포 당시 항공기 한 대를 이미 마련한 상태였다. 원격조종 항공기는 1960, 70년대 미국 전투기로 많이 사용됐던 F-86 세이버기를 본뜬 길이 1.5∼2m, 최대 시속 160km 이상의 모델 비행기로 페르도스 씨는 항공기 1대당 2.3kg의 폭탄을 탑재할 계획이었다.
페르도스 씨는 이슬람 과격주의 웹사이트와 알카에다가 만든 홍보자료 등을 접한 후 지난해 초부터 미국을 표적으로 한 ‘지하드(성전)’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올 1월 범죄자 출신인 FBI 프락치(정보원)를 알카에다 조직원인 줄 알고 “미국은 알라신의 적이며, 미국 군사 중심부의 목을 베고 싶다”고 말했다.
페르도스 씨는 FBI 정보원들에게 급조폭발물(IED)용 전기 스위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7대의 휴대전화도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진술서에는 그가 FBI 정보원들로부터 “기폭장치로 이라크 주둔 미군 3명이 숨지고 4, 5명이 부상했다”는 거짓정보를 전해 듣고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기뻐했다고 쓰여 있다.
이웃들은 페르도스 씨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관심이 없고 혼자 격리돼서 살았다”고 말했다. 페르도스 씨는 재판에서 혐의가 확정되면 최장 15∼20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
윌리엄 키팅 하원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공화·뉴욕)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는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대한 좀 더 광범위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며 “페르도스 씨가 좋은 교육을 받았다는 점은 이슬람 테러 위협이 가난하고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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