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전 사회당 대표가 차기 프랑스 대통령에 오를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파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거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재선이 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평균 60%를 넘는 가운데 올랑드 전 대표가 사회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기 때문이다. 올랑드 전 대표는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 1차 투표를 이틀 앞둔 7일 현재 확실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사회당 경선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 뉴욕 성폭행 재판으로 레이스에서 탈락한 뒤 올랑드 전 대표가 앞서고 마르틴 오브리 현 대표와 올랑드의 전 동거인이자 사회당의 지난 대선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 씨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7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올랑드 전 대표는 15%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오브리 후보를 앞섰다.
1954년 루앙에서 의사의 아들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줄곧 양지의 길만 걸었다. 파리경영대(HEC), 파리정치대, 국립행정학교(ENA) 등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법관, 변호사, 대학교수를 거쳤다. ENA에서 40년 동반자가 될 루아얄 씨를 만난 그는 1979년 사회당에 입당했다.
그가 인생에서 좌절한 건 1981년 총선 때 자크 시라크에 맞서 코레즈 3지역구에 출마해 완패한 게 유일하다. 하지만 이후 출마지역을 코레즈 1지역구로 바꿔 4선을 하며 정계의 거물로 성장했다. 방송사 정치부 기자인 발레리 트리에르베일레 씨와 동거 중인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보다 불과 3cm 큰 작은 키(171cm)로 종종 유머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올랑드 후보는 외유내강형이다. 마피아 대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녔던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사르코지 대통령 등 3명의 지도자와 달리 항상 웃으며 남의 얘기를 경청한다. 좀처럼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지 않아 오브리 후보는 그를 “팬지꽃 같은 사람”이라고 비꼰 적도 있다. 그러나 “겉으론 늘 웃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만 속은 탄탄한 실력과 자신감이 넘친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여자, 돈, 거짓말’ 같은 대형 스캔들에 연루된 전현 3명의 대통령과 대비돼 프랑스 언론에 자주 거론된다. 슈피겔은 “프랑스 국민이 별난 사르코지에 지친 것 같다”며 “올랑드가 대통령이 되면 프랑스를 화려함에서 침착한 평범함으로 바꾸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오브리와 루아얄 후보가 장관직을 역임하며 고위 행정 경험을 쌓은 것과는 달리 행정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 그의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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