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계속 바뀌던 폴란드 민주화 이후 첫 여당 승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총선 진보정당 제3당 올라

9일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도날트 투스크 총리(54·사진)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집권 시민강령당(PO)이 승리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시민강령당은 95%가 개표된 10일 정오(현지 시간) 현재 39%(206석)를 얻어 30%(157석)에 그친 보수 성향의 야당 ‘법과 정의당(PiS)’을 눌렀다. 투스크 총리는 농촌 기반의 인민당(8.6%·30석) 등과 함께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좌파동맹(DLA)은 8.2%(26석)를 확보했다. 전체 의석은 460석이다.

1989년 공산 정권 붕괴 후 6차례에 걸쳐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서 집권당이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정권 연임이다. 여기에는 폴란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1분기 4.5%에 이어 2분기에도 4.4%로 유로존 재정위기에 관계없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게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에 우호적이면서 개방 정책을 펴온 시민강령당이 재집권함에 따라 기존의 친(親)유럽연합(EU) 외교 노선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점진적인 개방정책을 펴는 것은 용기 있는 결정이다”라며 “정부는 이를 효과적으로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 90%가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가톨릭 교권주의에 도전한 새로운 진보 정당 ‘팔리코트운동’이 세 번째로 높은 10%(40석)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시민강령당에서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독자 노선을 걸어온 사업가 출신 야누시 팔리코트 씨(47)가 창당한 팔리코트운동은 낙태와 중독성이 없는 환각제, 동성애자 결혼의 합법화를 지지하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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