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양피지(Sheepskin)가 졸업증명서(diploma)를 뜻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인디애나 주 노트르담대학이 내년부터는 졸업생들에게 양피지 대신 일반 종이로 만든 졸업장을 수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트르담대학은 양피지 졸업장을 고수해온 극소수의 대학 중 한 곳이다.
이 대학 당국은 최근 들어 졸업생의 10% 가량이 '동물보호'를 이유로 종이 졸업장을 요구해온데다, 노트르담 대학의 양피지 졸업장 제작을 맡아온 업체가 문을 닫기 때문에 양피지 졸업장을 일반 종이 졸업장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디애나폴리스의 가죽인쇄 전문업체 '허프 존스(Herff Jones)'측은 "가죽 인쇄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오래 전"이라면서 "양피지 졸업장에 대한 수요가 이전 세대에 비해 현격히 줄었다"고 폐업 사유를 밝혔다.
트리뷴은 "노트르담대학 이외에 미국내 최소 5개 대학과 1개 고등학교가 양피지 졸업장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특별한 기념품인 양피지 졸업장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높은 가격과 관리 문제가 선택을 꺼리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종이 졸업장에 드는 비용은 약 15달러(약 1만8000원), 양피지 졸업장은 135~200달러(약 16~23만원).
버지니아 주의 워싱턴앤드리대학 스캇 디트먼 사무관은 "고가의 양피지 졸업장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을 위해 2006년부터 고품질의 모조 양피지 옵션을 제공한 결과올해 학부 졸업생의 32%, 법대 졸업생의 27%만이 양피지 졸업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사관학교의 재닛 바타글리아 사무관은 "양피지 졸업장이 종이 졸업장에비해 액자 가격도 비싸고 시간이 지나면서 모양도 바뀌기 때문에 선택을 후회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최근에는 실제 양피지와 구분이 잘 안되는 종이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양피지 졸업장을 찾지 않는 한가지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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