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 의회가 처리한 FTA 법안 중에서 가장 빨리 통과된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통령의 법안 의회 제출에서 비준 완료까지 단 6일 걸렸습니다. 정말 ‘슈퍼 패스트 트랙(Super Fast Track)’ 협정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FTA 전문가 중 한 명인 제프리 쇼트 피터슨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사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10월 중 한미 FTA 처리가 힘들 것으로 봤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에 비준 절차를 서두르도록 하는 촉매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추가협상에서 쟁점들이 해결되면서 협정의 본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미국 내 정치적 논쟁 때문에 비준이 늦어지고 있었는데 공화 민주 양당이 초당적 지지를 보내면서 막판에 스퍼트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쇼트 연구원은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오바마 행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한미 FTA에 노동문제를 연계시키며 반대해온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연합(EU)과 한국의 FTA 발효로 유럽 기업들이 한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을 지켜본 미국 수출기업들이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지역구 의원들을 설득한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던 그는 “한국 국회의 비준안 처리 분위기가 미국보다 밝지 않다고 느꼈다”고 전제한 뒤 “이번 미국 의회 통과가 한국 국회의 처리 의지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쇼트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한미 FTA가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일자리 7만 개를 미국 내에서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며 “그렇지만 경제회복과 고용창출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FTA가 발효되면 다양한 업종의 미국 기업들이 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추가협상에서 한국 측으로부터 큰 양보를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어떤 성과를 보일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통상전문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관련 저서도 다수 저술한 쇼트 연구원은 미 국무부 산하 국제경제정책(IEP)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4월 국무부가 주최한 한미 FTA 포럼 등에 참석해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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