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사우디대사 암살 미수’ 진실공방 가열… 오바마 “사실 확인시킬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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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안보리에 항의 서한

주미 사우디아라비아대사 살해 미수 사건이 핵폭탄급 후폭풍을 가져올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살해계획의 배후인 이란을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조작극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미국 일부 언론도 정부의 발표가 믿기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판을 통한 진실공방이 어떤 결말을 맺느냐에 따라 미국과 이란 중 한 나라는 정권의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모두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 사건의 배후에 있는 이란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키고자 ‘최고로 엄격한 제재’를 모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 사건에 개입된 이란 정부 인사는 책임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코언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도 “이란중앙은행(CBI)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란은 전례 없는 수준의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유엔 안보리에 항의서신을 보낸 데 이어 13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까지 나서서 “서방이 국제적으로 ‘이란 혐오증’을 확산시키려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있다”며 대미 비난 강도를 높였다.

미국 CNN,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 등 서방의 주요 매체들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란 정부와 특수부대가 이번 암살 계획에 개입됐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CNN은 이번 테러는 이란이 그동안 하던 방식이 아니며 계획도 너무 허술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가디언도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특수부대인 ‘쿠드스’가 그렇게 엉성하게 일을 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쿠드스’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직속 부대로 해외에 이슬람혁명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테러에 개입됐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도 한 번도 물증을 남기지 않은 고도로 훈련된 최정예부대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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