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사회당 대선후보에 올랑드, 286만명 경선 참여… “사르코지 눌러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내년 4월에 치러질 대통령선거에 나설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프랑스 제1야당인 사회당의 결선투표가 17일 실시돼 프랑수아 올랑드 전 당 대표를 뽑았다. 유효 투표의 57%를 득표해 승리한 올랑드 당선자는 내년 엘리제궁행 레이스에서 가장 앞선 자리에 서게 됐다. 여론조사들에서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의견이 압도적 과반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3개월여 동안 진행된 사회당의 이번 경선 레이스는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진행됐다. 이날 결선투표에는 당초 사회당이 예상한 것보다 3배 가까이 많은 286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16일 파리 12구의 한 구청 부속건물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가족끼리 나와 투표를 기다리는 줄이 30m에 이르렀다. 앞서 이달 9일 치러진 경선 1차 투표 때도 파리 전역이 흐렸고 일부 지역에선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266만여 명이 투표했다. 기껏해야 100만 명이나 투표소에 나오겠느냐는 당초의 전망과 달리 투표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사회당은 급히 투표용지를 추가로 만들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조차 “사회당 경선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번 사회당 경선에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가 처음 도입됐다. 사회당은 16세 이상의 사회당원이었던 투표 대상을 이번 경선에서부터 확대해 만 18세 이상의 유권자면 당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1유로 이상만 내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사회당원이 아닌 유권자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좌파의 가치를 공유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해야 한다. 한 사회당 인사는 “투표자 중 절반 이상은 사회당과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회당이 국민경선을 도입한 것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0∼65%에 이르는 데다 지방선거와 상원선거에서 연승을 해온 상황인 만큼 국민경선을 통해 사회당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만 한다면 집권의 숙원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국민경선은 사회당 후보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어져 결선투표 전 두 후보의 토론은 60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봤고 2차 투표자 중 20%는 새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 사회당이 이번 정권교체에 얼마나 진력하고 있는지는 1차 투표 후 탈락한 4명의 후보가 모두 올랑드 후보를 지지한 데서도 잘 드러났다. 올랑드 후보와 비슷한 중도 좌파 성향을 띤 세골렌 루아얄 후보는 물론이고 은행 국유화 등을 주장하며 극좌파에 가까운 공약을 내세워 마르틴 오브리 후보에 가깝다고 보였던 3위 아르노 몽트부르 후보까지 모두 올랑드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한편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관계자는 “올랑드는 중도파 유권자를 흡수할 가능성이 커 여당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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