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가 남긴 ‘기괴한’ 말들 많이 남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1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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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주의 신념‥'자유로운 리비아' 표방하기도

20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에서 리비아 시민군에 의해 최후를 맞은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생전에 기행과 함께 '과대망상증'이 의심되는 기괴한 말들도 많이 남겼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에게 '중동의 미친 개'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반미주의의 선봉을 자처했지만, '미국인을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독재자의 비참한 말로를 걸은 그였지만 처음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는 '자유로운 리비아 건설'을 표방하기도 했다.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다음과 같은 말들을 남겼다.

▼"우리는 방방곡곡에서 싸울 것이다. 우리는 다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여자가 아니다. 우린 계속 싸울 것이다."(2011년 9월 시리아 TV로 방영된 연설. 리비아 반군에 맞서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그들은 나를 사랑한다. 내 모든 국민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것이다."(2011년 2월 인터뷰)

▼"난 국제적 지도자이자, 아랍 통치자들의 수장이며, 아프리카 왕중의 왕이고, 무슬림들의 이맘(이슬람 성직자)이다. 나의 국제적 지위는 내가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길 허용하지 않는다."(2009년 아랍연맹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에 대한 자신의 비판 발언 때문에 마이크가 꺼졌을 때)

▼"이건 안전보장이사회로 불려서는 안 된다. '테러 이사회'라고 불려야 한다."(2009년 유엔에서 90분간 진행된 첫 연설 도중)

▼"온 세상에 리비아를 제외하고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는 없다."(2006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아브라함) 링컨은 어떤 다른 사람이나 외부의 도움 없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인물이다. 나는 그의 투쟁을 따랐다. 나와 그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있는 것 같다."(1986년 미국 신문 피츠버그프레스에 인용된 내용)

▼"물론 성질이 나긴 하지만 난 지구촌 사방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대다수가 나를 사랑한다고 믿는다."(1989년 인터뷰, 자신이 '미치광이'로 불린다는데 대해 웃으면서)

▼"좋다, 그럼 임산부에게 낙하산 점프를 하라고 하면 불평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1973년 이집트 여성과 만남에서 자신이 여성의 자리는 '생물학적 결함' 때문에 집에 있어야 한다고 말한데 대한 비판을 일축하면서)

▼"지금부터 리비아는 자유롭고 주권을 가진 아랍 공화국이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압제 받거나 기만을 당하지 않으며, 피해를 보지도 않을 것이다. 노예도 주인도 없는 자유로운 형제의 사회가 될 것이다."(1969년 9월1일 벵가지에서 쿠데타 거사 후 라디오 방송 연설 도중)

▼"우리가 왜 소련에 가까워져야 하는가. 그건 미국이 주로 대(對) 이스라엘 정책 때문에 우리를 대적하고 아랍권에 대한 음모를 꾸미기 때문이다."(1979년 9월 타임)

▼"미국인도 좋은 사람들이다. 나도 그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많은 미국인이 미국 바깥세상을 알지 못한다. (미국인) 대다수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정보도 없다. 그들은 지도상에서 아프리카가 어디인지도 모를 것이다."(1986년 피츠버그프레스)

▼"무하마드 이후에 이슬람교만이 유일한 종교이다. 이슬람교를 따르지 않는 모든 신자는 패배자다."(2007년 3월 니제르 기도모임의 설교 도중)

▼"펩시콜라나 코카콜라에 대해 사람들은 미국이나 유럽 사람의 음료라고 한다. 이건 사실이 아니다. 콜라(kola)는 원래 아프리카 것이다. 그들(서구인들)이 우리의 싼 원료를 가져다가 음료를 생산해서 우리에게 비싸게 되판다. 이제는 우리가 직접 (콜라를) 생산해서 그들에게 팔아야 한다."(2007년 6월 기니 연설)

▼"(버락) 오바마는 흑인이라는 사실에 열등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백인보다 더 나쁘게 행동할까봐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비극적이다. 우린 그에게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모든 아프리카가 그를 지원한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2008년 6월 BBC 방송)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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