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모스크 세워주고… 말리 정부청사 지어주고…
1500억달러 투자 원조해… 만델라 저항 때도 지원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사망에 대해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그를 ‘서구 제국주의에 맞선 혁명가’ 등으로 그리워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카다피가 생전에 오일 머니를 이웃 가난한 나라에 뿌리며 환심을 얻었던 것이 그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카다피는 우간다에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모스크를 건립해줬으며 통신사에서부터 과자 제조공장까지 다양한 기업에 약 3억7500만 달러(4231억 원)를 투자했다. 사하라 사막 서부의 가난한 나라 말리는 카다피의 지원으로 국영TV 방송국을 세우고 정부청사도 지어 청사 건물 이름이 ‘카다피 행정동’이다.
카다피 정권이 차드, 니제르, 모리타니,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 빈국에 투자하고 원조한 금액은 약 1500억 달러(170조 원)로 추산된다고 AP통신이 25일 전했다.
리비아 오일머니는 서방에 맞서 카다피가 주창한 ‘하나된 아프리카’주의를 실현하는 데도 쓰여 2002년 아프리카연합(AU)을 출범시켰다. 카다피의 지원은 아프리카 국가 내 독립 의지를 고취하는 데도 한몫을 했다. 남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백인정부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할 때도 지원했다. 리비아 벵가지 외곽에 세워진 ‘세계혁명본부’는 숱한 무장반군 게릴라를 배출했다.
카다피가 실제론 막대한 재산을 은닉했지만 평상시 아프리카 민중들 앞에서 소탈한 모습을 보인 것도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말리 수도 바마코의 상인 체르노 디알로 씨는 “다른 지도자들은 리무진을 타고 홱 지나가지만 카다피는 차에서 내려 경호원을 밀치고 우리 손을 잡아주었다”고 회상했다. ANC 청년조직은 “카다피는 반제국주의의 순교자”라며 “그는 아프리카 대륙이 다시 식민지화되는 것을 막은 용감한 군인이며 투사”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실제론 카다피는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 전 대통령이 최후의 발악을 할 때 600명의 병력을 파견해 그를 지원하는 등 아프리카 곳곳에서 자행된 숱한 악행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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