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창립 100년만에 첫 여성 CEO 내정
로메티 내년 1월 부임… HP-제록스 이어 세번째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여풍(女風)이 거세다. 9월 HP의 최고경영자(CEO)로 여성인 멕 휘트먼이 깜짝 선임된 데 이어 25일 IBM의 새 CEO에 버지니아 로메티 선임 부사장(54)이 내정됐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IBM의 첫 여성 CEO다.
25일 IBM 이사회는 샘 팔미사노 회장 겸 CEO(60)가 물러나고 로메티를 차기 CEO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로메티 부사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CEO를 맡게 되며 팔미사노 CEO는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IBM은 이날 성명에서 “IBM의 지난해 매출이 990억 달러를 넘어서는 데 로메티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로메티 CEO 내정자는 2002년 IBM이 대형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쿠퍼하우스(PwC)를 인수해 IBM을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비즈니스솔루션컨설팅업체로 변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로메티는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16번째 여성 CEO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 업계는 IBM의 로메티, HP의 휘트먼, 제록스의 우르술라 번스 등 캐릭터가 독특한 IT업계 여성 CEO 3인방이 벌일 각축전에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 특히 IBM의 경쟁기업인 HP의 휘트먼과 로메티가 벌일 ‘빅2’의 여성 CEO 경쟁이 눈길을 끈다. 휘트먼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e베이 CEO 출신으로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갔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번스는 포천 500대 기업 첫 흑인 여성 CEO로 IT업계의 여전사로 불릴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IT업계뿐만 아니라 미국 글로벌 대기업 여성 CEO의 활약도 눈부시다. 포천 선정 올해 최고의 여성 CEO에 오른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크래프트푸즈의 아이린 로젠펠드와 펩시코의 CEO인 인드라 누이 등이 대표적이다. 또 평사원으로 입사해 25년 만에 듀폰의 CEO에 오른 앨런 콜먼과 웨이트리스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거대 의료보험회사인 웰포인트의 CEO가 된 앤절라 브럴리는 여성 직장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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