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케인 선두로… 오바마와 흑-흑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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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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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NYT공동 여론조사 25% 1위… 21% 지지율 롬니와 양강구도로
“난 전문 정치인 아닌 문제 해결사”… 자수성가 기업인-직설 화법 어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전에서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자 유일한 흑인 후보인 허먼 케인(66)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선두로 나섰다. 그의 거품이 꺼지지 않는다면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과 케인(공화)의 ‘흑인 대결’로 치러질 수도 있다.

케인은 25일 발표된 CBS방송과 뉴욕타임스(NYT) 공동 여론조사에서 25%의 지지율로 공화당 주자 1위를 차지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4%포인트 낮은 21%를 얻었고,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10%)과 론 폴 하원의원(8%)이 뒤를 이었다.

케인은 한 달여 전인 9월 16일에 발표된 CBS-NYT 공동 여론조사에서 5% 지지율로 공동 5위를 기록한 군소 후보에 불과했으나 단기간에 지지율을 25%까지 끌어올리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9월 16일 조사에서 지지율 23%로 1위였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 6%에 그치며 5위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페리-롬니-케인 간 3강 구도였던 공화당 경선전은 케인과 롬니의 양자 대결로 양상이 바뀌었다.

경선 초반만 해도 ‘들러리 후보’ 중 한 명으로 취급받았던 케인이 롬니 전 주지사까지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것은 공화당 내 보수 성향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의 지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현재 티파티의 3분의 1이 케인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보다 거의 2배 많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한 페리 주지사가 신중하지 않은 언행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갑작스럽게 추락하면서 그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재정지출 삭감’과 ‘감세’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경선전에 뛰어든 케인은 ‘9·9·9 플랜’(경기회복을 위해 영업수익세 개인소득세 매출세를 모두 9%로 묶자는 방안) 같은 이해하기 쉬운 정책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코카콜라 필스베리 버거킹 등에서 중역을 맡은 뒤 파산 상태에 있던 피자 체인 ‘갓파더피자’의 CEO로 경영을 회생시킨 자수성가 기업인 경력도 보수 유권자의 마음을 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라디오토크쇼 진행자 출신답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 그는 TV 토론이나 선거 유세 중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면 “나는 전문 정치인은 아니다. 나는 전문적인 문제 해결사다”라고 맞받아쳐 박수를 이끌어 낸다. 2006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으나 건강을 회복한 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겨냥해 “만약 오바마의 계획이 당시에 실행됐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비판하곤 한다.

케인은 1945년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운전사 아버지와 청소일을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모어하우스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퍼듀대에서 컴퓨터과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코카콜라에 입사해 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4년 조지아 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케인은 9월 24일 플로리다 스트로폴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본격화된 언론 등의 검증에 잘 버티고 있으나 선거 경험이 부족하고 조직력이 약해 끝까지 승자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자금력도 경선 라이벌인 롬니에게 휠씬 못 미친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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