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위 1% 부자 소득 28년동안 275% 증가… 하위 20%는 18%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7일 03시 00분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심해져 소수의 부자들만 더욱 부유해지고 있다는 월가 시위대의 주장이 미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에서 사실로 나타났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국세청(IRS)과 인구통계국 자료를 이용해 1979년부터 2007년까지 소득수준별 미국 가계의 세후(稅後) 소득 변화를 추적한 보고서를 25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의 실질 소득(인플레이션 감안)은 이 기간에 275% 증가한 반면, 하위 20%의 소득은 같은 기간 18%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상위 20%와 하위 20%를 뺀 중간계층(60%)의 소득 증가율도 40%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가구 소득에서 상위 1%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9년 8%였지만 2007년에 17%로 껑충 뛰었다. 상위 20%의 소득 비중 역시 1979년 43%에서 2007년 53%로 늘었다. 상위 20%의 소득이 나머지 80%의 소득을 합친 것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미 연방정부의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최근 경제학자나 민간 연구기관들이 “미국의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며 공개한 연구 결과들과 일치한다.

CBO는 상위 계층의 소득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금융 산업의 비대화 △자본소득(자산 평가이익, 이자 등)의 불공정한 분배 △스타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의 고소득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조세 등 정부 정책이 부의 집중 현상을 막는 데 소홀했다”고 평가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