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6시(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인 해리 S 트루먼 빌딩 8층에 있는 ‘벤저민 프랭클린 룸’에서 성대한 리셉션이 열렸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헨리 키신저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콜린 파월 등 당대를 풍미했던 역대 국무장관들을 초청해 이들과 함께 메인테이블에 앉았다. 이날은 벤저민 프랭클린 룸을 비롯해 존 퀸시 애덤스 룸, 토머스 제퍼슨 룸 등 국무부 청사 내에 있는 42개의 외교 리셉션룸이 문을 연 지 50주년을 맞는 날. 이를 기념해 클린턴 장관이 전직 장관을 비롯해 300여 명의 인사를 초청해 2시간 30분 동안 만찬을 베풀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정치인으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기념행사는 흑인 오페라 여가수 제시 노먼이 부르는 ‘아름다운 나라 미국(America the Beautiful)’으로 시작됐다. 이어 리셉션장 중앙에 걸려 있는 초상화 속의 벤저민 프랭클린과 똑같이 분장한 사람이 나타나 환영인사를 하면서 클린턴 장관을 소개했다. 기립박수를 받고 연단에 선 클린턴 장관은 “벤저민, 이곳에서 행사를 열 때마다 벽에 걸린 당신의 초상화를 보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벤저민에게 감사를 표시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벤저민 프랭클린 룸은 국무부 청사에 있는 외교 리셉션룸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국무장관이 각국 외교장관과 회의를 하거나 만찬을 베푸는 장소로 활용돼 왔다. 최근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조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장관 초청으로 국무부에서 오찬을 한 곳도 이 방이다. 42개의 리셉션룸에는 1750∼1825년에 만들어진 회화와 각종 조각품 5000점이 전시돼 있으며 리셉션룸과 함께 국보로 지정돼 있다. 전시된 소장품의 가치만도 1억 달러에 이른다.
이날 뛰어난 외교활동으로 상을 받은 키신저 전 장관은 축사에서 “모든 외교정책은 과거에 뿌리를 갖고 있다”며 “전통을 존중하는 것은 진정한 혁신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곳에선 파리조약을 이끌어낸 벤저민 프랭클린의 테이블을 소개하는 일도 이뤄지지만 다루기 힘든 상대를 평화로 이끌어내는 노력도 함께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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