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전만 해도 미국 백악관 주방의 수지 모리슨 부(副)제빵조리장(44·여)은 쿠키와 케이크를 입에 달고 살았다. 매일 백악관에서 손님을 치르면서 디저트 맛을 보면서 단 음식을 먹는 것이 습관화된 것. 그러나 지난해 7월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레츠 무브’ 비만방지 캠페인 이후 모리슨 부조리장의 생활습관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미셸 여사가 백악관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식탁에 올리고 직원들에게 규칙적인 운동을 권하면서 모리슨 부조리장도 운동을 하고 식생활 습관을 바꿨다. 쿠키와 케이크 대신 사과와 포도를 먹는 것을 생활화했으며 매일 집에서 직장까지 왕복 40km 거리를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커피를 줄이고 하루 3.8L의 물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5km 마라톤에 도전해 성공했다. 그 결과 1년여 만에 14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학교 식단에서 채소를 늘리고 운동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미셸 여사의 비만방지 캠페인이 가장 먼저 효과를 내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백악관 주방이라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수석 조리장을 포함한 조리사 3명과 부큐레이터 1명 등 백악관 직원 4명이 지난 1년여 동안 감량한 몸무게는 모두 합쳐 50kg에 이른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미 때 만찬 준비를 총괄했던 크리스테다 커머퍼드 수석조리장(47)도 6kg을 줄였다. 밀가루 빵 대신 잡곡 빵으로 바꾸고 붉은 육류 대신 생선과 닭고기로 바꿔 저지방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백악관 예술품 관리를 담당하는 리디아 테더릭 부큐레이터(35·여)는 아무리 바쁜 날이라도 헬스클럽에서 매일 1시간 이상 운동하는 미셸 여사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16kg을 감량한 사례. 일주일에 3회 규칙적으로 헬스클럽에 다니고 주말마다 채소 위주의 장을 보는 그는 “미셸 여사처럼 탄탄하고 멋진 팔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애덤 콜릭 부조리장(46)은 초콜릿 시럽과 크림이 잔뜩 든 커피를 하루 3잔 이상에서 2잔 이하로 줄였다. 그 대신 물을 자주 마신다. 또 식사 후 디저트를 매끼에서 주 2, 3회로 줄인 덕분에 14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백악관 직원들은 “매일 건강식만 고집하지 않고 미셸 여사처럼 주말 1회 정도 햄버거, 감자튀김 등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면서 식욕에 대한 갈망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감량에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커머퍼드 수석조리장은 “살찌는 음식을 먹은 뒤에는 운동 강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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