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가 개인의 주택 매매를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가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1959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 이후 금지됐던 사적 주택 거래가 52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이 조치는 올 4월 피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제1서기 자리에 오른 그의 막내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경제개혁의 일환이다.
라울은 2006년 7월 피델이 장출혈로 퇴임한 뒤 사실상 후계자 역할을 해왔고 2008년 2월 국가평의회 의장에 공식 취임한 데 이어 4월 공산당 제1서기 자리까지 물려받았다.
라울 의장은 당시 300여 가지의 고강도 경제개혁 방안을 통과시켜 사회주의 시스템을 대폭 폐지하거나 축소했다. 지난 달 초에는 자동차 거래도 허용했다.
쿠바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경제개혁안은 주택 매매 허용은 물론이고 △수년 내 공무원 100만 명 이상 감축 △식량배급제 폐지 △국영회사의 자율성 신장 △정부 지출 삭감 △외자 유치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라울 의장은 다만 경제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지나치게 부풀려지는 것을 의식해 “쿠바식 사회주의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며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쿠바 사회의 시장경제화는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행되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2010년 14만8000명으로 집계됐던 자영업자가 정부의 예상보다 빨리 33만3000명으로 증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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