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이 미사일 공습을 위주로 한 ‘비상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이 이란의 핵심 핵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영국 국방부는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군은 이에 대비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갖춘 해군과 잠수함을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어디에 배치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군은 실제 공격이 이뤄질 경우 미국이 인도양의 영국령인 디에고가르시아 섬을 미사일 발사 등을 위한 군사기지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내년 11월 대선 전에는 새로운 군사적 모험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의 호전성과 우라늄 농축에 대한 우려가 커져 미국의 태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영국 관리들은 보고 있다.
미국 강경파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다음 주 발표할 보고서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 진전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는 것을 기회로 삼아 강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라고 미 행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IAEA 보고서가 이란이 진행한 ‘연구와 실험’에 대해 유례없이 자세한 내용을 담아 (국제사회가 강경 대응으로 돌아서게 하는) ‘게임 전환자(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란은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에 의해 상실됐던 핵시설 원심분리기의 기능도 모두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방 관리들은 이란이 1년 안에 요새화된 벙커에 핵무기 비밀 제작에 필요한 물질들을 은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내년 봄이 ‘중대 결정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한 영국 관리가 말했다.
군사 작전이 시작되면 사거리 800마일(약 1287km)의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사용한 공습과 일부 해군의 개입이 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며 소수의 ‘특수부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도 연일 ‘대(對)이란 공격설’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될 경우 중동지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므로 핵 시설을 선제공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선제공격 관련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2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서방이든 이스라엘이든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감행하면 중동은 다시 긴장과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란은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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