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사회에서 조직폭력배(gang)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영국 경찰이 지난달부터 양자택일식의 새로운 ‘조폭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경찰이 조폭 두목이나 조직원들을 찾아가 “조직을 탈퇴하고 새 삶을 살든지, 아니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든지 양자택일하라”는 최후 통첩장을 직접 전달하는 식이다.
13세기 영국에서 활동했던 평민 출신의 로빈후드처럼 영국 조폭은 지역별로 견고한 근거지를 확보하며 이웃주민들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있다. 총보다 칼을 더 선호하는 것도 영국 조폭만의 특징. 하지만 올 8월 조폭 조직원들이 주요 도시의 중심가를 돌며 상점을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즉각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난동으로 체포한 2914명 중 유죄가 입증된 사람은 20%도 채 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영국 경찰은 1990년대 미국 경찰이 채택해 큰 효과를 거둔 이른바 ‘휴전 작전(Operation Ceasefire)’을 도입했다.
조직을 탈퇴하는 조폭에게는 직업훈련을 시켜주고 새로운 주거지를 보장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준다. 반면 개과천선을 거부하는 조직원은 사소한 범법행위라도 문제 삼아 체포한다. 조폭들은 살인이나 폭력 같은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기 때문에 경미한 위법행위를 근거로 신병을 확보하는 식이다.
런던 경찰청의 팀 챔피언 형사국장은 “미국 시카고의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를 살인이 아닌 탈세 혐의로 체포했던 것과 비슷한 접근법”이라며 “조폭에게 사소한 범법행위라도 포착되면 무슨 혐의를 적용해서라도 징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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