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진정국면에 접어든 이후 이탈리아 재정문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실이 유럽의 중대 불안요인으로 부상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2차 지원 패키지에 대한 국민투표가 무산되고 연립내각 구성 합의가 도출되면서 그리스의 급한 불은 껐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새로 부각되고 있는 이들 문제로 인해 유럽의 증권·금융시장은 활황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우선 1조9000억 유로의 부채를 안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국채 10년물 금리가 4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가입 이후 최고치인 6.404%를 기록한 것이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설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외에는 돈을 빌릴 곳이 없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탈리아발 먹구름이 짙어질수록 이탈리아 국채 투자자들은 갈수록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매달 국채 이자로만 수십억 유로를 지불해야 하는 이탈리아는 차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채 결국 구제금융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로존 제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까지 `파산' 위기에 몰릴 경우 재정위기는 남유럽을 넘어 유로존 전체와 세계 경제 전반에 암운을 드리울 수 밖에 없다.
유럽 각국은 그리스발 위기가 이탈리아 등으로 전이되는 상황에 대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4400억유로에서 1조 유로로 확대키로 했으나 조달 방법의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깊게 만들고 있다.
ECB의 부실화도 큰 문제다.
유럽 은행들이 서로 대출을 꺼리는 가운데, 유로화 사용국 시중은행 간의 단기 대출금리인 유리보(EURIBOR)-OIS가 6월 20bp(0.2%)에서 최근 90~100bp(0.9~1%)로 치솟자 은행들은 ECB 차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결국 투자업체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시장 전략가 가이 레버스의 말처럼 ECB가 유럽 은행들의 `어음교환소'가 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ECB가 보유한 국채 규모가 작년의 2배가 넘는 1500억 유로 상당으로 올라간 것도 위험을 알리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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