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좌파 좌장 오르테가, 영구집권 착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8일 03시 00분


니카라과 대선 승리 확정적… 3번 걸쳐 15년간 권좌 지켜

6일 니카라과에서 치러진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다니엘 오르테가 현 대통령(66)이 압도적 표차로 1위를 달려 3선에 성공할 것이 확실시된다.

7일 외신에 따르면 집권 산디니스타해방전선(FSLN)의 후보로 나선 오르테가 대통령이 64%의 득표율(개표율 16% 현재)로 보수진영인 2위 파비오 가데아 후보(29%)를 35%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그의 부인이자 정부 대변인 로사리오 무리요 씨(60)는 “이것은 가톨릭과 사회주의 연대의 승리”라며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최종 개표 결과 그의 승리가 확정되면 오르테가는 대통령 임기를 세 번째 수행하게 된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979년 아나스타시오 소모사데바일레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FSLN의 주역으로 이후 국가재건위원회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활동하다가 1984년 대선에서 승리해 1990년까지 집권했다. 그는 1996년, 2001년 대권에 도전했다가 연이어 고배를 마신 뒤 2006년 선거에서 승리해 이듬해 1월 다시 대통령직에 올랐다. 특히 2009년에는 대통령 연임을 금지한 헌법 개정을 추진해 대법원에서 ‘연임 제한 조항은 강제할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아 장기집권의 길을 텄다. 지금까지 총 10년을 집권했으며 앞으로 5년을 더 권력을 쥐게 돼 영구집권의 가능성에도 한발 다가갔다.

중남미 좌파정권의 상징과도 같았던 오르테가 대통령은 반(反)서방 외교노선으로 미국과 잦은 충돌을 해왔다. 이란 베네수엘라 등 반미 정권과 깊은 친분을 쌓았고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신이 미국을 벌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며 서방을 비판했다. 또 올 초엔 내전 중이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에게 전화를 걸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위대한 전쟁을 하고 있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낙태 금지 같은 가톨릭 교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등 중도 노선으로 방향을 틀 조짐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선거에서 미주기구(OAS) 등 국제 선거감시단이 “당국이 의도적으로 감시활동을 방해했다”며 부정선거 가능성을 시사하고 반정부 시위자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하는 등 당선 이후에도 니카라과 정국엔 한동안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테말라는 우파 몰리나 당선

한편 니카라과와 같은 날 치러진 과테말라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우파인 야권 애국자당(PP)의 오토 페레스 몰리나 후보(61·사진)가 54%를 얻어 경쟁후보인 마누엘 발디손(41)을 제치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군 출신의 몰리나 당선자는 마약조직 소탕과 범죄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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