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癌 정상회의 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8일 03시 00분


“암 극복-투병 전-현 국가원수들 내년 초 초청”

“그 어떤 암이나 외압도 우리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지난달 암 완치를 선언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7)이 최근 암을 극복하거나 투병 중인 전·현직 국가원수들을 모아 내년 초 ‘암 정상회의(Cancer Summit)’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관영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만만한 어조로 “남미는 다시 태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6월 쿠바에서 골반 부근의 악성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귀국했던 그는 7월에 쿠바에 다시 들어가 화학요법 치료를 받으며 요양한 뒤 지난달 “암이 모두 치료됐다”고 발표했다.

AFP통신 등은 7일 “차베스 대통령은 10월 후두암 진단을 받고 화학요법을 시작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66)과 2009년 림프종 암 진단을 받았다 완치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63) 등을 암 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림프종 암 진단을 받고 브라질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 넉 달 후 완치 판정을 받은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60)도 초청 대상이다.

차베스의 이번 제안은 야권을 견제하기 위한 힘의 과시라고 풀이된다. 그는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세계 10대 석유수출국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분량의 석유를 팔아 얻은 수익을 빈민층 복지를 위해 쓰면서 현재 서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지도자들이 “우리도 내년 선거에서 이기면 빈민구제 정책을 이어 가겠다”고 나오자 “부르주아들이 내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며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룰라 전 대통령은 1일 상파울루에서 1차 암 치료를 끝내고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집권 노동자당(PT) 선거지원 운동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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