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걸린 케인… “14년전 취업알선 관련 못된 짓”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9일 03시 00분


네번째 성추행 피해자 폭로회견

“케인 씨, 이제 사실을 털어놓으시죠. 당신이 한 부적절한 행위를 인정하세요.”

시카고에 거주하는 샤론 바이어리크라는 여성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허먼 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케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3명 더 있었지만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서 폭로한 것은 처음이다.

바이어리크는 기자회견에서 “1997년 여름 전국요식업협회(NRA) 교육재단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후 남자친구를 통해 당시 NRA 회장이던 케인을 알게 됐고, 그 후 케인에게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커피 한잔하자며 만났다”며 “숙박할 곳을 찾기 위해 백악관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호텔을 예약했는데 체크인할 때 보니 케인이 어떻게 알았는지 이 방을 스위트룸으로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안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케인은 나를 사무실에 데려가는 대신 NRA 사무실 인근 주차장 차 안에서 갑자기 내 치마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졌다”며 “케인은 내 머리를 자신의 성기 쪽을 향해 눌렀다”고 주장했다.

당황한 바이어리크가 “뭐 하는 짓이냐. 내게 남자친구가 있는 것을 모르느냐”고 반항하자 케인은 “당신 일자리 원하는 것 맞지?”라고 되물었다고 바이어리크는 밝혔다. 바이어리크가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하자 케인은 성추행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바이어리크는 “처음엔 공개할 생각이 없었지만 성추행을 당하고도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신해 내 얼굴과 목소리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때 오락가락하는 해명을 보였던 케인 후보 측에선 이번에는 즉각 성명을 내고 “성추행 주장은 전적으로 거짓”이라며 “케인은 어느 누구도 성추행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기자회견장에는 타이거 우즈, 찰리 신, 로만 폴란스키 등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유명 남성들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변호를 도맡아온 글로리아 올레드 변호사가 바이어리크와 자리를 같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올레드 변호사가 바이어리크의 변호를 맡은 것이 케인 측에는 오히려 플러스가 됐다”며 “사건이 선정적으로 흐르면서 오히려 진실 문제가 흐려지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