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분식회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난 광학기기업체 올림푸스에 대해 일본 경찰이 9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올림푸스에 회계장부 제출을 명령하고, 경영진과 회계부정에 연루된 임직원을 조사하기로 했다. 올림푸스는 세계 곳곳에 법인을 둔 글로벌 조직이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올림푸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거액의 인수합병(M&A) 자문료 지급을 둘러싸고 국제적 의혹에 휩싸였던 올림푸스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1990년대 초반부터 누적된 유가증권 투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M&A 자금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해왔다고 인정했다.
올림푸스는 경찰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도쿄 증시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분기별 실적을 매 분기 말로부터 45일 이내에 발표해야 한다. 올림푸스는 2011회계연도 2분기(6∼9월) 실적을 14일까지 공개해야 하는데 20년에 걸친 부정회계를 남은 기간 안에 바로잡아 반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올림푸스가 당초 8일로 예정됐던 실적발표일을 14일로 연기했지만 이 일정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한 내에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감시기업’ 명단에 올라 상장 폐지 대상이 된다.
허위 기재된 과거 보고서의 수정이 다음 분기로 유예된다고 해도 감사법인의 승인을 장담하기 어렵다. 올림푸스가 손실을 감추기 위해 이용한 거액의 매수자금의 흐름을 공개한다고 하더라도 수수께끼투성이인 회사에 대해 감사법인이 선뜻 승인을 해주기는 쉽기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올림푸스는 두 분기 연속 보고서 제출마감 기일을 어기게 돼 내년 1월 상장이 자동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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