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미국 역대 8번째 규모의 파산보호신청을 한 선물중개회사인 MF글로벌의 고객 계좌에서 6억 달러가 사라졌다. 이 회사는 파산 신청 직전까지만 해도 계좌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시카고선물거래소(CME그룹)에 매달 보고했으나 파산 신청 직후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회계장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고객 자금이 없어진 것을 찾아냈다.
MF글로벌은 JP모건체이스 은행에 고객 돈을 맡겨놓았다고 해명했지만 이 또한 불과 몇 시간 만에 거짓말로 드러났다. CFTC 감독위원인 바트 칠턴 씨는 1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회계장부가 재앙 수준이다. (고객 자금을 찾기 위해) 믿기 어려운 ‘미스터리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9월 세계 경제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도 사실상 투자자를 속인 데서 시작됐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교묘한 방식으로 리스크를 위장해 전 세계로 확산시킨 것이다.
고객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데 대한 추궁은 엄혹하다.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검찰 등은 지금까지도 소송과 조사를 통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같은 대형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고 있다.
BoA는 잇따른 소송과 검찰 조사로 회사가 휘청거릴 지경까지 몰리고 있다. 모기지 담보증권을 판매하면서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이미 6월에 손해배상 소송을 낸 투자자들에게 보상금 12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데 이어 8월에는 보험회사인 AIG가 100억 달러의 소송을 냈다. 9월에는 국책기관인 미 연방주택공사(FHFA)에 제소를 당했다. 게다가 에릭 슈나이더먼 뉴욕 주 검찰총장은 모기지 담보증권과 관련해 고객들에게 거짓 상품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BoA를 포함해 20여 개 금융회사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지난해 4월 SEC의 조사를 받으면서 5억5000만 달러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겠다고 합의한 뒤 ‘모기지 악령’에서 벗어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투자자들의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소송이 계속 이어지자 지난달에는 법적 대응을 위해 로펌의 유명 변호사를 고위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폰지(다단계) 사기극인 메이도프 사건에 대한 조사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 법무부는 메이도프 사건을 3년 가까이 수사했으며 최근 전 SEC 최고변호사였던 데이비드 베커 씨를 마지막으로 심리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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