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英 참견말라”에 응수
실제로 10일 국채금리 치솟아 “신용평가 하락” 메시지 오류도
이탈리아발 경제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사진)는 10일 “프랑스가 향후 몇 주나 몇 달 사이 (이탈리아에 이어) 시장에서 공격당할 위험을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영국의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부 장관은 “영국 재무부와 잉글랜드 은행이 유로화 붕괴라는 ‘경제적 아마겟돈’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달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중 “그리스 대책에 비유로화 사용국(영국을 의미)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당신이 우리를 비판하면서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것에 신물이 났다”며 “입을 닫아라”라고 공격한 것에 대한 응수 같았다.
브라운의 일격은 이탈리아의 위기가 프랑스로 전이되는 듯한 조짐이 나타나는 것과 때를 맞췄다. 10일 프랑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27bp(0.27%포인트)가 치솟아 3.46%로 마감했다.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도 168bp(1.68%포인트)로 사상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수익률 차는 60bp에 불과했다. 또 같은 날 런던 시장에서 프랑스 국채 수익률과 부도 가능성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도 전날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2.0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르피가로지는 “시장은 1조9000억 유로의 빚으로 위기를 맞은 이탈리아를 보면서 (이탈리아에 가장 큰돈이 물려 있는) 세계 5위 경제대국 프랑스의 채무 1조7000억 유로에 갈수록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가 이탈리아에 빌려준 돈은 5110억 유로로 이탈리아의 빚 1조9000억 유로 중 27%에 달한다. 독일이 이탈리아에 빌려준 1900억 유로의 2.7배나 된다.
공교롭게 이날 프랑스에 대한 금융시장의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오후 3시 57분경 “프랑스의 신용등급 AAA를 하향조정한다”는 메시지를 고객에게 발송했다. 몇 분 뒤 “기술적 잘못이며 프랑스의 신용등급은 변화 없다.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황급히 해명했지만 프랑스 국채의 수익률과 CDS는 급등했다.
프랑스는 S&P에 “오류 메시지가 프랑스 국채 매각을 불렀다”며 경위 조사를 요구했다. 프랑스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면서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7일 70억 유로를 절감하기 위한 정년 연장 계획을 앞당겨 시행하고 요식업계 등의 부가가치세를 늘리는 내용의 2012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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