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이웨이 작품 탄압에 中누리꾼들, 자기 누드사진 올려자발적 성금 이어 또 당국 조롱… 홍콩 등 대륙 밖서도 동조
“우리도 포르노로 단속할 건가” 아이웨이웨이 씨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누드사진들. 위쪽 사진은 행사 뒤 단체사진처럼 일렬로 줄을 서서 찍은 모습. 신체의 주요 부위는 아이 씨의 사진으로 가렸으며 서양인도 보인다. 작은 사진은 한 남자가 알몸으로 중국을 상징하는 판다 인형을 엉덩이로 뭉개는 모습이다. 이렇게 중국 누리꾼들이 올린 누드 사진은 약 100건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들어라. 누드는 포르노가 아니다.’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54·사진) 씨가 누드작품사진으로 포르노 제작 혐의를 받자 중국 누리꾼들이 이런 식의 설명을 달아 각자 자신의 누드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이 씨가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하자 시민 3만여 명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낸 데 이은 또 다른 집단항의 성격이다. ▶본보 11월 19일자 A14면 참조 A14면 中당국, 아이웨이웨이 외설 혐의 조사
아이 씨 사건은 7월 원저우(溫州) 고속열차 추돌사건 때의 집단 분노, 최근 기층 인민대표선거에서의 독립 후보 대거 출현 등에 이어 중국인들이 권력의 부당한 억압에 더는 침묵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트위터 등에 올라온 중국 누리꾼들의 누드사진은 중국 정부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남자는 알몸으로 중국을 상징하는 판다 인형을 발 또는 엉덩이로 뭉개고 있다. 어떤 남자는 말 인형으로 성기를 가린 사진을 올렸다. ‘말 인형’은 ‘차오니마(草泥馬)’로 불리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욕하는 중국 누리꾼들의 은어다. 또 매우 심한 욕인 ‘차오니마(操니마)’와 발음이 같다. ‘가운데를 가리다’는 뜻의 중국어인 ‘당중양(당中央)’도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뜻하는 ‘당(黨)중앙’과 동음이다. 아이 씨의 과거 작품을 모티브로 해서 공산당을 욕하는 사진을 찍은 것이다.
또 다른 한 남성은 턱수염을 기른 아이 씨처럼 턱수염 분장을 하고 나체로 사진을 찍었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외설 혐의로 아이 씨를 조사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일부 누리꾼이 항의의 뜻으로 이런 활동을 제안했고 많은 사람이 호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VOA는 “시민들이 환호하면서 독재를 비웃고 있다”고도 했다. 만약 당국이 색출에 나설 경우 신원이 노출될 수 있음에도 이처럼 자신의 누드사진을 올린 중국 누리꾼의 사진은 확인된 것만 100건에 이른다.
항의는 홍콩 등 대륙 밖으로도 퍼지고 있다. 동양인과 서양인 남녀 약 100명이 행사 뒤 단체사진처럼 앞뒤 네 줄로 나란히 서서 찍은 작품도 있다. 주요 부위는 아이 씨의 사진으로 가렸다. 자신의 누드사진을 공개한 한 홍콩인은 “아이 씨의 누드사진에서 어떤 음란성도 느낄 수 없었다”며 “그래서 이런 극단적 방식으로 항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에서 관련 내용이 검색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도 ‘법률에 따라 검색 결과를 나타낼 수 없다’고 나온다. 아이 씨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설계에 참여한 예술가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검열 철폐 등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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