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얀마 사상 첫 방문…北도 방문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9시 45분


미국 국무부가 23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미얀마를 방문한다고 공식발표했다.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사상 첫 미얀마 방문이다. 미국 조야에서는 군사독재정권과 관계를 개선하는 `역사적 방문'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미얀마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북한과 나란히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아오면서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국가였다. 중국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함으로써,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북한과 비교가 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사상 처음 방문한 바 있지만, 이후 국무장관의 방북은 없었고 북미관계개선으로도 이어지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 들어 2009년 미국 여기자 억류 당시 북한이 클린턴 장관의 방북을 요청했지만 미국 측이 이를 거절했고 대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여기자들을 데려왔다.

클린턴 장관의 미얀마 방문은 올해 초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이 적극적인 대(對) 미얀마 관여(engagement) 정책을 펼쳤고, 미얀마측이 개혁적 조치로 화답한데 따른 외교적 결실로 볼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4월 당시 데릭 미첼 국방부 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미얀마 특사로 임명했다. 미 의회도 상원 인준을 통해 적극적인 대화에 힘을 실어줬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두 차례 방문에 이어 미첼 특사가 8월, 10월 두 차례 방문하며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 등을 만나고, 정부측에는 민주화 개혁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미얀마 정부는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해제와 정치범 석방, 언론 규제 완화등으로 변화의 신호를 보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이 미얀마를 방문토록 지시함으로써 미-미얀마 관계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미국의 미얀마 접근은 아태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발전이 절실한 미얀마로서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절실했다.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서방은 정치범 석방 등 민주화 조치를 경제제재 해제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던 만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미얀마 경제제재도 곧 해제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미얀마와 비교되는 북한을 향한 `관여'정책은 별 성과가 없다. 비핵화 이행 요구에 대한 메아리가 없기 때문이다.

웬디 셔먼 미 국무무 정무차관은 지난 22일 서울에서 클린턴 장관이 미얀마처럼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에도 물론 갈 수는 있지만 그전에 북한이 밟아야할 단계들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셔먼 차관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된다면 클린턴 방북을 포함한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주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같은 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미얀마과 북한은 경우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미얀마처럼 미국이 요구하는 `변화'의 가시적 조치들을 북한이 이행해야 클린턴장관의 방북도 검토될 수 있다는게 미국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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