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집권당 몰락’ 도미노]유일하게 ‘집권당 저주’ 푼 터키 “경제가 열쇠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올 상반기 성장률 10.2%…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3연임 성공 에르도안 총리, 중동-아프리카서 롤 모델로

“그리스가 무슨 라이벌입니까. 유럽연합(EU) 가입요? 이제 아쉽지 않습니다.”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는 바드룸 씨(45)의 말은 국제사회의 ‘대세’로 부상한 터키의 최근 국민 정서를 대변한다.

‘술탄’ 또는 이슬람권의 ‘룰라’(브라질 전 대통령)라는 별명을 가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사진)와 집권 정의개발당은 6월 총선에서 전체 550석 중 326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며 3연임에 성공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재정 파산 위기 때문에 2002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00억 달러의 차관을 빌려야 했던 터키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성장국으로 바꿨다. 2002∼2010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7%였다. 지난해는 8.9%로 OECD 최고였다. 지난해 EU 평균은 1.8%였다. 올 상반기는 성장률이 10.2%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OECD가 예측한 2011∼2017년 연평균 성장률에서 터키(6.7%)는 34개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경제 성장과 정교 분리를 바탕으로 한 그의 터키식 이슬람 민주주의는 민주화와 경제성장에 목마른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의 모델로 떠올랐다. 또 경제적 성공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유일한 이슬람 국가로서의 발언권 강화, 중동 분쟁의 중재자 역할 같은 국제무대의 위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터키를 가능하게 한 가장 큰 무기는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의 제조 공장이 위치하고 있을 만큼 경쟁력이 뛰어난 노동력, 유럽과 아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지정학적 이점이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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