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관찰 및 실험 결과를 소개한 7일자 기사에서 `지하철 쪽잠'으로 피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소개했다.
뉴욕 장로교병원의 간질·수면과 전문의인 칼 브라질 박사는 뉴욕 지하철 안에서 직접 관찰한 결과 잠을 자는 승객 중 대부분이 수면의 5단계 중 1단계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수면의 5단계 중 1단계에 도달하려면 안구운동 속도를 낮춰야 하고, 2단계로 넘어가려면 근육의 긴장을 풀고 안구운동을 완전히 멈춰야 하는데 잠을 자는 승객들은 열차 문이 열릴 때마다 가방을 꽉 쥐거나 눈꺼풀을 미세하게 움직이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런 잠은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낭비성' 수면이라고 브라질 박사는 주장했다.
브라질 박사는 실험 결과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감기에 걸린 자녀를 돌보느라 1주일 내내 수면 부족에 시달린 30세의 동료 브랜든 포어먼 박사에게 어느 날 오후 6시 경 지하철을 타게 하고 뇌파를 측정했다.
포어먼 박사는 탑승 2분 만에 잠에 들었지만 다른 승객과 마찬가지로 열차가 설 때마다 눈을 떴고, 주변의 잡담 소리에 미세한 반응을 보였다. 중간에 환승해서 다시 자리를 잡은 뒤에는 자려고 노력했지만 아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포어먼 박사의 총 탑승시간 23분30초 가운데 10분간 잠을 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중 수면의 제2단계에서 보낸 시간은 3분30초에 불과했다고 브라질 박사는 소개했다.
브라질 박사는 "지하철 안에서 피로를 풀 수 있을 정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해 보이긴 하지만 매우 짧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2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면 짧은 낮잠도 업무 능력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전제를 깔았다. 그러나 실험대상인 포어먼 박사는 "쉰 것 같지가 않았다. 침대에서 낮잠을 잔 것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막 잠을 청했을 때 편안하지만, 의식은 또렷한 상태를 수면의 1단계, 근육 이완이 이뤄지고, 외부세계와의 단절이 깊어지는 상태를 2단계로 각각 구분한다. 1단계에서 2단계로의 이동은 몇 분 만에 가능하다고 한다.
이어 2단계에서 30~45분 정도가 경과한 뒤 인체는 가장 깊은 수면단계인 3, 4단계에 진입해 45분 정도를 보내게 되며 그 후 다시 몇 분간 2단계 수면을 거쳐 꿈을 꾸는 5단계 렘(REM) 수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수면장애가 없는 일반인은 총 90분가량이 소요되는 이 5단계의 수면 주기를 하룻밤 4~6회 반복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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