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 다리 순찰하는 경찰 평균 연봉이 2억5000만 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초과근무수당만 1억5000만원… 일부는 항만청 CFO보다 많아“월급주려 통행료 올렸나” 반발

미국 뉴욕 뉴저지 항만청 소속 순찰대 경찰의 연봉이 평균 22만 달러(약 2억5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다른 경찰과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항만청이 시민 반발을 무릅쓰고 다리 통행료를 50%나 인상한 직후 이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뉴저지 항만청 소속 경찰 66명의 연봉 중 교량 순찰을 담당하는 경찰 연봉은 21만8950∼22만1706달러였다. 특히 특별운영팀 소속인 한 경사가 받는 연봉은 26만5059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JFK 뉴어크 라가디아 등 3개의 공항을 관할하는 수전 베어 항만청 항공국장(23만7971달러)과 최고재무책임자인 마이클 파비아노(25만7814달러)보다 많았다.

항만청은 주정부 등에서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도로 통행료와 렌트비, 항공료 추가운임 등을 통해 재원을 충당한다. 뉴욕과 뉴저지 주를 잇는 조지워싱턴다리, 허드슨 강 지하 터널 외 3개 공항 등을 관할하며 세계무역센터(WTC) 터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 자료는 항만청이 10월 WTC 재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조지워싱턴다리 통행료를 50%나 올리자 뉴욕과 뉴저지 주지사가 외부 감사를 지시하면서 밝혀졌다.

순찰 경찰들의 연봉이 이처럼 높은 것은 연간 2000∼2500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면서 받는 수당이 기본 연봉보다 훨씬 많기 때문. 조지워싱턴다리를 순찰하는 한 경찰은 기본 연봉은 9만 달러지만 초과근무 수당으로만 13만1000달러(약 1억5000만 원)를 받았다.

통행료 인상에 크게 반발했던 시민들은 경찰 연봉을 올려주기 위해 통행료를 올렸느냐며 비난하고 있다. 가뜩이나 실업난이 심각한데 고용을 늘려 급여를 나누는 잡셰어링이 훨씬 현명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폴 눈지아토 항만청 경찰노조위원장은 “이것은 항만청이 자초한 멍청한 짓이다. 우리는 수년간 경찰을 추가 고용해 초과근무를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항만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봉이 6만8000∼9만 달러 선인 뉴욕시경 소속 경찰 3만5000명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 패트릭 린치 뉴욕시경 노조위원장은 “뉴욕 경찰은 미국 주요 도시 경찰 중에서 가장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 항만청 소속 경찰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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