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이 반정부 세력의 최대 거점인 중부도시 홈스를 포위하고 최후통첩을 보냄에 따라 약 30년 전 ‘하마의 대학살’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현 대통령의 부친인 하페즈 당시 대통령은 1982년 무슬림형제단 주도의 반란을 무력 진압해 주민 2만 명을 학살한 바 있다.
12일 자유시리아군 등 시리아 야권에 따르면 정부는 9일 홈스의 시위대에 “앞으로 72시간 내(현지 시간 12일 밤까지)에 무기를 반납하고 투항하지 않으면 폭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야권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그동안 수집한 증거로 미뤄볼 때 정권이 홈스의 반체제 운동을 진압하고 다른 도시에도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대학살을 계획하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현재 홈스에는 전기와 수도, 통신 서비스 등이 끊겼고 산발적인 교전 소리가 들리는 등 통첩 시한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1일 시리아 전역에서는 정부의 시위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총파업이 일어났다. SNC는 “혁명의 승리와 민주국가 건설을 위한 총파업이 전국 12개 주에서 시작됐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정부의 무력 진압으로 이날도 어린이 5명을 포함해 23명이 숨졌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당국은 이미 예정돼 있던 지방의회 선거를 12일 강행했다. 전국에서 약 1만7500명을 뽑기 위해 4만3000명이 후보로 등록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오랜 기간에 걸친 정국불안의 영향으로 매우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스의 한 주민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선거를 하는 줄도 몰랐다”며 “홈스 거리에선 알아사드 정권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후보들의 사진을 누구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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