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부정 논란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내년 3월 대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푸틴 총리의 대항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대선 후보로 출사표를 냈거나 자천타천 거론되는 주요 인물은 러시아 재벌이자 미국 프로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인 미하일 프로호로프 씨(46),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 유명 블로거로 반부패 운동을 펴온 알렉세이 나발니 씨(34) 등이다.
1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프로호로프 씨는 ‘크렘린의 꼭두각시’로 선거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철강회사 등을 운영하며 부를 축적한 프로호로프 씨의 재산은 180억 달러에 이른다고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과거 푸틴에게 도전했다가 회사도 풍비박산나고 감옥에 가 있는 유코스 오일의 최고경영자 미하일 코도르콥스키와 같은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는 “나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올 6월부터 9월까지 크렘린의 지원을 받은 소수 정당인 ‘정의당’의 대표를 지낸 적이 있으며 당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대선의 외형적 정당성만 갖춰주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공산당 집권 시 부총리를 지낸 보리스 넴초프 씨는 “그가 출마하는 유일한 동기는 푸틴 체제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권력 스와프(역할 맞교대)’를 비난하다 9월 경질된 쿠드린 전 장관은 러시아에 자유주의적 개혁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정당 결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유명 블로거 나발니 씨는 총선 부정을 항의하다 4일 체포돼 15일간 구류 처분을 받은 인물로 ‘반푸틴’ 시위의 중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5월 정치적 야망을 묻는 로이터통신의 질문에 “대통령이 되고 싶지만 러시아에는 진정한 선거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