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미국의 완성차가 다른 나라로부터 이 같은 관세를 부과받기는 처음이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미국에서 수입되는 배기량 2.5L 이상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해 15일부터 2년간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고했다. 반덤핑 관세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독일의 BMW(2.0%) 메르세데스벤츠(2.7%), 일본의 혼다(4.1%)와 미국 제조업체인 크라이슬러(8.8%) 제너럴모터스(GM·8.9%), 기타 미국 차량(21.5%) 등에 부과된다. 반보조금 관세는 크라이슬러(6.2%), GM과 기타 미국 차량(12.9%) 등에만 물리기로 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못되고 대형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중국 현지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이 아닌 완성차에 반덤핑 관세를 물린 사례가 드물 뿐 아니라 미국산 차량이 외국에서 반덤핑 처분을 받은 경우가 없어 미중 간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반보조금 관세는 2007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자국의 자동차 업체들을 구제하기 위해 GM을 국유화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정상적인 위기상황에서 국가가 정책적 선택을 한 것까지 보조금으로 간주함에 따라 향후 양국 정부 간에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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