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시위가 1000회를 맞는 것을 기념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13일 뉴욕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제2차 세계대전 때 각각 일본과 독일로부터 동시대의 아픔을 겪었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가 13일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미국 뉴욕 퀸스버러커뮤니티칼리지 시어터에서 이뤄진 만남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한느 리브만과 에셀 캐츠 할머니는 멀리서 찾아온 이용수 할머니(83)와 이옥선 할머니(85)를 오랜 친구처럼 반갑게 맞았다. 두 사람은 연신 손을 잡고 얼굴을 어루만졌다. 마치 서로의 상처를 보듬기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용수 할머니는 “미국에 와서 일본의 만행을 알릴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사과와 배상을 받아낼 수 있도록 우리에게 힘을 보태 달라”고 했다. 캐츠 할머니는 “독일이 우리의 정신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싸워 이겨냈다. 우리가 했던 것처럼 일본을 끊임없이 압박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들이 일본군과 나치 독일로부터 겪었던 고통을 증언하자 200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강연장은 금방 숙연해졌다. 이옥선 할머니는 “정말 부끄럽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15세에 끌려간 그곳은 사람 잡는 도살장이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만남은 한인유권자센터가 퀸스버러커뮤니티칼리지 내 쿠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미국 사회에서 영향력이 큰 유대인 커뮤니티는 이날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뉴저지 주에 있는 메트로웨스트 홀로코스트위원회 바버라 윈드 국장은 14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시민단체 관계자 1000여 명이 일본영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갖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인유권자센터와 홀로코스트센터는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은 청원서와 청원 동영상을 16일 유엔 주재 일본 대표부에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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