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문화 최신 기술 활용… 글로벌 선전-선동 열올려
아프리카로 확장 알카에다도 ‘SNS 테러리즘’ 전략 펼쳐
50년 만의 최악의 기근에 허덕이는 소말리아에서 반군들이 최신 기술인 트위터 사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샤바브는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계정(www.twitter.com/HSMPress)을 신설했다. 16일 현재까지 팔로어는 3946명. ‘자비로운 신의 이름으로’라는 내용의 첫 글 이후 하루 평균 10개의 글이 게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5일 “수만 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노트북마저 제대로 보급돼 있지 않은 소말리아에서 반군 단체가 트위터를 새로운 무기로 장착했다”며 “더구나 서구 문화를 거부하는 이슬람 반군 단체가 현대 네트워크 사회의 아이콘인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어 이채롭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소말리아에서 반군 단체의 트위터는 반군 내부 구성원 및 지지자들과의 소통수단이라기보다는 글로벌 홍보매체이자 선전도구다. 알샤바브의 트위터에는 알샤바브와의 전투 도중 사망한 아프리카연맹(AU) 소속 평화유지군의 신분증 12개가 게재돼 있다.
알샤바브는 트위터를 이용해 소말리아에서 반군 소탕작전을 벌이는 케냐 및 에티오피아 군대와 사이버 전쟁도 벌이고 있다. 케냐 군대의 대변인이 얼마 전 “알샤바브가 당나귀를 통해 무기를 운반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주장하자 “당신의 그런 허위 주장이 동물인권단체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군대를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당신 자식들의 시체가 가방에 담겨 배달될 것이다. 잘 생각해봐라” 등의 협박글도 자주 올린다.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소말리아 반군 단체의 이 같은 전략을 ‘트위터 테러리즘’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최근 아프리카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알카에다의 떠오르는 전략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테러단체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효율적으로 회원과 자금을 모집하고 선전 선동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피아르 엘미 카타르대 교수는 “주먹구구식 소말리아 과도 정부보다 알샤바브가 더 일관적인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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