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쏠린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악용해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거나 개인정보를 빼가는 인터넷 피싱이 유포되고 있다고 미 msnbc가 20일 보도했다.
앞서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나 무아마르 카다피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숨진 직후 모습이나 사치품 사진이 공개된 사이트라는 내용으로 검색엔진 또는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수법이다.
이용자가 구글 검색 결과 또는 페이스북 게시물에 있는 이런 링크를 클릭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하면 이용자의 컴퓨터에 자동적으로 악성 코드나 바이러스가 설치된다.
페이스북의 경우 이용자의 '친구' 정보를 빼가거나 '좋아요(like)' 버튼을 누른것으로 자동 처리되면서 가입자 사이에 확산 중이다.
방송은 의심스러운 링크를 클릭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재미로 김 위원장의 사진을 보고 싶다면 소셜미디어의 일종인 텀블러 블로그(www.tumblr.com)에서 '살펴보는 김정일(Kim Jong-Il Looking at Things)' 페이지를 방문해 보라고 제안했다.
이 블로그는 김 위원장의 현장지도 사진만을 정기적으로 올려 놓은 사이트로,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는 여러 가지를 살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라는 소개글과 함께 각각의 사진 아래에는 '종이를 살펴본다' '감나무를 살펴본다' '슈퍼마켓 진열대를 살펴본다' 등 같은 설명을 반복적으로 달아 풍자적 웃음을 자아내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
이 블로그 운영자는 최근 올린 추모의 글에서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는 속세의 번뇌를 마쳤지만 나는 사진 자료를 다 공개할 때까지 사이트 운영을 계속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절대권력을 세습한 독재자이면서 특유의 외모와 복장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해 이 블로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코미디와 농담의 단골 소재가 됐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각종 코미디와 만화에서 김 위원장은 키높이 신발과 부풀린 헤어스타일로 묘사된다.
미국 토크쇼 진행자 제이 레노는 북한이 로켓발사 실험에서 실패한 후 김 위원장을 웃음거리로 삼았고, 인터넷 풍자 사이트 디어니언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정해진 후 북한을 통치할 만큼 미친 사람인지 자문하고 있다며 조롱했다.
지난 2004년에는 김 위원장을 풍자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팀 아메리카: 세계경찰'이 개봉된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더 이상 농담거리로 비하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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