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민간인 난입, 쑥밭된 대만부대… 사병이 동원해 부대장 등 9명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3일 03시 00분


대만에서 민간인들이 야구방망이 등을 들고 최전방 군부대에 침입해 군인들을 마구 폭행한 어이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20일 오후 8시 15분경부터 이튿날 0시 15분까지 중국과 접경한 대만 진먼다오(金門島)의 한 군부대에 민간인 10여 명에 3차례 침입해 군인들을 폭행했다. 이로 인해 군인 9명이 다쳤으며 2명은 뇌출혈 등으로 위험한 상태라고 롄허(聯合)만보 등 대만 언론이 22일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 부대의 한 사병이 군용차량 운전과 관련해 선임자와 갈등을 빚은 뒤 민간인 친구들을 동원해 발생했다. 먼저 4명이 부대를 찾아와 소란을 피우다 장교 등을 폭행하고 달아났고 그 뒤에도 2차례나 더 부대를 찾아와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고 한다. 부대장(상교·대령)도 폭행을 당해 머리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이 부대의 별칭은 ‘호랑이 부대’다.

한창 대선 열기가 뜨거운 대만 사회는 총을 든 군인들이 영내에서 민간인들에게 제압당한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접하고 망연자실해하는 분위기다. 진먼다오는 중국이 1958년 8월 23일부터 44일간 47만 발의 집중적인 포격을 가하며 침공을 시도했던 대만의 최전방 섬이지만 유원지 등도 들어서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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