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69기-폭발물 160t 선적… 獨출항 핀란드서 다른 짐 싣다 적발
로이터 “한국도 경유 예정지”
미국제 패트리엇 미사일과 폭발물을 가득 싣고 있는 화물선(사진)이 핀란드 항구에서 적발됐다. 이 배의 최종 목적지는 중국 상하이이며, 한국도 경유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배의 정체와 무기 거래의 주체들이 누군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핀란드 경찰은 21일 부두 근로자들이 핀란드 남부 코트카에 정박 중인 영국 선적 ‘MS 토르리버티호’를 점검하던 중 패트리엇 미사일 69기와 폭발물 160t을 배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폭발물은 밀폐된 컨테이너가 아니라 일반 화물 운반용기에 허술하게 보관돼 있었고 미사일은 ‘폭죽’이라고 표시된 컨테이너 안에 들어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미사일과 폭발물을 압수했으며 선원 32명을 상대로 미사일이 선적된 경위와 어디로 운반할 계획이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군과 세관 당국도 불법 거래 여부를 밝히기 위해 조사에 가세했다.
토르리버티호는 영국령 맨 섬에 선적(船籍)을 둔 화물선으로 덴마크의 토르코사가 소유하고 있다. 이달 13일 독일 엠덴 항을 출항했고 이틀 뒤인 15일 화물을 싣기 위해 핀란드 코트카에 입항했다. 이 배의 소유 회사 측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사일이 실수로 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핀란드 세관의 범죄대응 책임자인 페트리 로나트마 씨는 “이 무기들을 (허가 없이) 제3국으로 수출하려 했다면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선원들을 체포할지는 조사를 진행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현지 언론들은 이 배가 한국에도 경유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핀란드 경찰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핀란드 법률은 방산물자를 자국 영토나 영해를 거쳐 운반할 경우 사전에 국방부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 선박은 이러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파이비 라사넨 핀란드 내무장관은 “미사일이 담긴 컨테이너에 폭죽이라고 표시된 점이 매우 이상하다”며 “비슷한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도탄 등을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은 미국 레이시언사의 지대공 미사일로 미국과 동맹국에만 공급되며 한국에도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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