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위험’을 지닌 프랑스제 유방확대용 실리콘젤이 세계 65개국에 수출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실리콘젤은 가슴 성형용 보형물 생산 업체 가운데 세계 3위였던 프랑스의 폴리 앵플랑 프로테즈(PIP)사 제품(사진)이다. PIP사는 지난해 공업용을 의료용으로 속인 사실이 적발된 뒤 파산했다.
21일 AFP통신이 입수한 PIP사의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간 실리콘젤 생산량 10만 개 중 약 84%가 해외로 수출됐다. PIP사의 수출 대상국은 최소 65곳으로 수출 물량의 50∼58%가 베네수엘라 브라질 칠레 등 남미지역이며 27∼28%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지역이었다. 미국은 2006년 PIP사의 제품에 암과 낭창(피부병의 일종) 등의 위험이 있다는 소견을 내고 수입을 금지했다. PIP사는 10년간 컴퓨터나 전자 장치 부속물로 쓰이는 공업용 실리콘을 유방확대용 보형물 재료로 사용해 연간 10억 유로(약 1조5000억 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누렸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PIP사 보형물을 삽입한 여성이 프랑스에만 3만 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1000명이 가슴 안에서 보형물이 터진 것으로 보고됐다. 프랑스 정부 조사 결과 보형물을 넣은 여성 8명이 유방암에 걸렸으며 1명은 지난달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AFP가 22일 보도했다. 보형물과 발암 위험의 상관관계를 조사 중인 프랑스 정부는 23일 전문가 회의를 열어 제거수술 권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보형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 비용은 정부가 의료보험을 통해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2일 “실리콘젤 인공유방의 국내 허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프랑스 PIP사가 제조한 제품이 허가된 적이 없다”며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제품은 모두 미국에서 제조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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