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민들 민주화에 눈뜨기 시작하나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3시 00분


우칸촌 사태 진정되자… 인근 하이먼진 “발전소 추가건설 반대” 시위

中 공안 시위대에 최루탄 발사 중국 광둥 성 하이먼 진에서 공안이 22일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中 공안 시위대에 최루탄 발사 중국 광둥 성 하이먼 진에서 공안이 22일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고 있다. 사진 출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광둥 성에서 넉 달째 이어진 우칸(烏坎) 촌 시위가 진정되자 이번에는 인근 도시에서 또 다른 시위가 발생했다. 토지 강제 수용에 대한 반발이었던 우칸 촌 시위와는 달리 이번 시위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촉발됐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광둥 산터우(汕頭) 시 하이먼(海門) 진 주민들은 새로운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에 반대하며 23일 현재 나흘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2006년 화력발전소가 들어선 이후 많은 주민이 암 진단을 받았다며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22일 주민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고 23일에도 수백 명이 시위를 이어갔다. 최근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는 벽돌을 던지며 하이먼 진 정부 청사와 인민대회당을 습격하기도 했다.

공안은 이 마을에서 선전(深(수,천))∼산터우 간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도로를 봉쇄했다. 마을 주민들이 고속도로를 점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로에는 물대포를 장착한 경찰차들이 대기 중이며 무장경찰 600여 명이 고속도로를 지키고 있다. 또 주민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해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하이먼 진은 9월 이후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다 최근 성 정부가 적극 개입해 갈등이 사그라지는 우칸 촌에서 자동차로 1, 2시간 거리에 있다. 한쪽 불을 끄니 다른 쪽에 다시 불이 난 꼴이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지역 당 간부의 말을 인용해 새 발전소는 아직 계획 단계라며 만약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하고 지역 주민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발전소 건설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하이먼 진의 한 40대 남성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정부가 우리 마을에 또 다른 화력발전소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완전히 철회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주민 16만 명은 숨을 쉴 수 있는 신선한 공기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 그리고 바다에서 잡은 안전한 생선을 원한다”며 “정부는 우리의 요구와 인권을 간단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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