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교황 맞는 쿠바 “2900명 사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15년형 미국인은 빠져 美 반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구상의 마지막 사회주의 국가 중 하나인 쿠바를 내년 봄 방문한다. 남미 지역 언론은 베네딕토 16세가 내년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쿠바를 거쳐 멕시코를 방문한 뒤 바티칸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교황의 쿠바 방문은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으로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승계한 라울 카스트로가 조금씩 개혁 개방 정책을 펴고 있는 시점이어서 교황 방문이 ‘아바나(쿠바 수도)의 봄’을 촉진시킬지 주목된다.

바티칸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24일 “공산국가인 쿠바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을 매우 보고 싶어한다”며 “교황의 방문이 쿠바의 수호성인인 카리다드 델 코브레 400주년 기념식에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로 로마 교황청은 현재 쿠바 인구의 60% 정도를 가톨릭 신자로 추정하고 있다. 인권문제로 쿠바와 충돌하던 교황청은 1992년 쿠바 정부가 모든 종교 신자의 공산당 가입을 허용한 뒤 쿠바와의 관계를 점차 개선해 왔다.

카스트로 의장은 교황 방문을 계기로 정치범을 포함한 죄수 2900명에 대한 대규모 사면 계획을 23일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강력히 석방을 요구해 온 미국인 앨런 그로스 씨는 사면대상에서 제외해 미국 측이 반발하고 있다. 그로스 씨는 2009년 미국 대외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발주를 받아 쿠바에서 건설사업을 지원하던 중 통신장비를 민간단체에 나눠주다 체포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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