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고립 우려 ‘발빠른 日 껴안기’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 정상회담 우호적 분위기
한중일 FTA 협상 내년초 시작… 양국무역 위안-엔화 결제 확대

화기애애…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왼쪽 줄 앞에서 두 번째)와 후진타오 중국 주석(오른쪽 줄 앞에서 두 번째)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화기애애… 2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왼쪽 줄 앞에서 두 번째)와 후진타오 중국 주석(오른쪽 줄 앞에서 두 번째)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 유지, 양국 간 경제 협력, 해상안전보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일중 양국 언론에 따르면 후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관련국이 냉정함을 유지해가면서 6자회담을 재개하고 대화와 협력으로 비핵화를 실현해 한반도의 장기 안정을 도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노다 총리는 “북한에 영향력 있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일본과 중국이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냉정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도 양국 정상은 내년으로 다가온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협력 강화 방안을 재확인했다. 노다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전날 회담에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을 내년 초 시작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앞서 양국은 FTA 전 단계인 한중일 투자협정을 내년 초 체결하기로 했다.

위안화 국제화에도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본이 위안화로 표시된 중국 국채를 사들이고, 전체 결제의 60%가 달러화로 이뤄지는 양국 교역에서 엔-위안화 결제를 촉진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선박 충돌 사건을 계기로 빚어진 양국 간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안전보장 문제와 관련한 차관급 대화를 정례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당초 예정됐던 양국 정상회담이 연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흔적이 역력하다. 중국은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인 일본 센다이(仙臺) 시 야기야마 동물공원에 자이언트판다를 대여하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원했던 양국 관계가 급진전되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은 센카쿠 열도 충돌 이후 강경했던 중국이 태도를 바꾼 것은 미국의 아시아 개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본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국제정세가 중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변국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으면서 중국 외교가 고립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국은 TPP를 둘러싸고 이번 회담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노다 총리가 “TPP뿐만 아니라 일중과 아세안을 포함한 경제협력체제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운을 떼자 원 총리는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축을 중일이 함께 추진해나가고 싶다”고 말해 미국 주도의 TPP 추진에 견제구를 던졌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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