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적극적이다. 경제적 이점과 함께 통계로 잡히지 않는 무형의 이익과 상징성도 크기 때문이다.
한중은 음식 문화가 비슷해 중국산 농수산물 가운데 한국에서 경쟁력 있는 품목이 많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경제적 효과만을 보고 한국과의 FTA 체결을 희망하지는 않았다. 협상 개시조차 부담스러워하는 한국 정부에 중국 정부가 ‘농수산물 같은 민감한 부분’은 차근차근 논의해 풀자고 한 것은 다른 고려가 있어서다.
중국이 그동안 FTA를 맺은 국가는 대부분 개발도상국이다. 반면 한국은 중국의 세 번째 무역 파트너이자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다. 중국 입장에서 양국이 FTA를 체결한다면 주요 무역파트너이자 제조업 발달 국가와 맺는 첫 작품이다.
중국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유럽 중심의 경제공동체와 삼각 체제를 수립하려고 한다. 한중 FTA 체결은 이런 목표로 가는 데 핵심 과정이다. 나아가 미국과 가까운 한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한국을 더욱 끌어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국 내에서 제기돼 왔다. 지난해 아시아 회귀를 통해 미국은 패권국으로 급부상한 중국과의 대결에 나섰다. 중국이 한국과의 FTA 체결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한중 양국은 이번에 FTA 협상 개시 계획을 포함한 양국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성명이 아닌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이는 중국 측 요구를 한국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한국과 사실상 ‘경제동맹’을 맺었다는 사실에 북한이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중국으로선 북한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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