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생후 25일 염색체로 기대수명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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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염색체 양 끝의 반짝이는 부분이 텔로미어다. 이 그림은 실제 사진이 아닌 염색체 이미지다. 다이어베톨로지아 제공
염색체 양 끝의 반짝이는 부분이 텔로미어다. 이 그림은 실제 사진이 아닌 염색체 이미지다. 다이어베톨로지아 제공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정확히 안다면 과연 행복할까.

기대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실제로 있다. 바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재보는 것이다. 염색체의 끝부분에 위치한 텔로미어는 염기서열이 일정하게 반복되는 유전자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텔로미어 길이와 수명이 연관성 있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동물실험에서 어렸을 때 측정한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 동물생태학과 팻 모너핸 교수 연구팀은 참새의 일종인 금화조의 텔로미어 길이와 수명을 조사한 결과 생후 25일에 측정한 텔로미어의 길이가 길수록 오래 산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후 25일, 1년, 3년, 4년, 6년이 된 금화조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한 결과 생후 25일에 측정한 텔로미어 길이와 수명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것을 발견했다.

금화조 무리를 수명에 따라 33마리씩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장수 그룹은 생애 전반에 걸쳐 텔로미어의 길이가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모너핸 교수는 “생후 25일 이후에 측정한 길이는 기대수명과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도 측정할 수 있다. DNA를 일정 구간으로 자른 뒤 텔로미어의 염기서열을 찾으면 된다. 실제로 지난해 스페인국립암연구센터에서 사람의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해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유전자 시험법이 개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텔로미어의 길이는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남은 수명을 예측하는 참고자료는 될 수 있을지언정 정확한 예측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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